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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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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저 : 윤성희 ㅣ 출판사 : 창비(창작과비평사) ㅣ 발행일 : 2007년 06월20일 잔잔한 미소, 심심한 제목 윤성희 소설집<감기>
윤성희, 전혀 정보가 없다. 이력을 보니, 내 연배에 일찍부터 많은 상을 탔더군. 괜히 주눅이 든다. 나는 뭘 했나. 읽었다. 읽다가 턱,턱, 막힌다. 재미있기는 하지만, 지금 뭐하자는 거지, 하는 생각이 자꾸 올라온다. 단편은, 어렵다. 장편은 그냥 스토리만 따라가도 반은 건진건데, 단편은 꿈을 꾸는 것 같다. 그 꿈이 내 꿈이 아니라서 제대로 따라가기가 힘들다. 그런데 읽는 내내 우울하다. 비평가들은 유머와 해학이라는데 대체 어디가? 나는 슬퍼서 눈물이 날 것 같은데. 하는 사업마다 말아 드시는 아버지, 혹은 뒤늦게 찾아온 아들을 먼저 저세상으로 보내고 혼자 벌서는 아버지, 졸업 후 수년 동안 취직도 못 한 오빠, 걱정이 많아 잠도 못 자는 오빠, 미혼모가 되어서도 공장에서 악착같이 일하는 엄마, 재수가 엄청 좋아서 교통사고를 당해도 다른사람만 죽게 하고 살아나는 나... 그 중 누가 재미있어서? 그러고도 나는 운이 좋아, 를 외치는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잠시 책을 덮었다. 잊었던 생각들이 스멀스멀 올라오네. 그 말도 안 된다고 생각되는 소소한 단편들이 내 속에도 있었네. 유머라, 유머.... 어느새 윤성희의 꿈은 내 꿈이 되어 간다. 나도 쓸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슬몃 웃음도 나온다. 지지리 궁상을 덮는 얇은 웃음을 나는 비웃었는데, 도저히 덮어지지 않아서 오히려 더 우울했는데 이제 웃음이 난다, 나도. 왜냐하면, 나도 늘 그렇게 웃었으므로. 남의 일일 때는 정직하게, 우울하다가 나의 일일 때는 나도 웃었으므로. 덮어지지 않더라도 일단 웃고 보자. 일단 윤성희 승리. 모든 재주가 다 부럽지만, 글쓰는 재주, 참 부럽다. 며칠 후에 다시 한 번 읽어볼 생각이다. 그 때에 보이는 것은 처음과 같지 않으리라. 서민 가정의 이야기는 안타까움과 안쓰러움을 느끼게 해 준다. 지우개를 만들며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잘 지우는 거라고 말했던 아버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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