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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글 |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
| 요약 |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저 : 김연수 ㅣ 그림 : 이부록 ㅣ 출판사 : 창비(창작과비평사) ㅣ 발행일 : 2005년 05월25일
나는 유령작가입니다는 희망어린 어조 따위 전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 이 세상에 대해 자꾸만 질문을 던진다. 이 단편집에 수록된, 시종일관 일인칭으로 전개되는 몇몇 단편들을 읽다보면 왠지 숨이 막힌다. 그 숨막힘은 어디서 연유하는 것일까. 뿌넝숴. 그는 말하지 못하는 것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만들어낸 소설 속 인물들은 끊임없이 ‘이야기’ 한다. 작가는 매번 철저한 의식 하에 글을 써나간 것으로 보이는데, 「뿌넝숴」의 마지막 대목은 그 윤곽을 짚어보기에 적절할 것 같다. 한국전쟁에 인민지원군으로 참전했던 화자는, 자신이 온몸으로 겪은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가 겪은 전쟁의 진실은 역사책이나 기념관의 설명보다도 그의 잘려나간 손가락 하나에서 더 완전하게 읽을 수 있는 것이다. ’말해진 것’은 사실상 변질된다. 인간은 과거의 어떤 경험이나 기억을 언어로 바꿀 때 필연적으로 자신의 관점과 맥락을 개입시켜 재구성하게 된다. ‘진짜’는 그의 잘려진 손가락 즉, 온몸에 기록된 역사인데, 이것은 역사책에는 없고 거짓말로 치부되거나 ‘소설에서나 써먹을 수 있는’ 종류의 것이다. 어째서 직접 온몸으로 겪은 ‘진짜’ 이야기가 아닌 누군가에 의해 ‘가짜’로 말해진 역사에 대한 믿음만이 존재하는 것일까.
‘인간의 역사는 몸에 기록되는’ 것이며 ‘삶은 살아가는 것’이고 ‘그것만이 진짜’라고 믿는 「뿌넝숴」의 화자는, 이야기한다는 것이 결국은 ‘바보 같은 짓’임을 알면서도 말을 이어나간다. 역사책에선 읽을 수 없는 진짜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자(직접 등장하진 않지만)는 작가로 설정되어 있는데 그것은 김연수 자신이며 또 소설을 읽는 독자일 것이다. 화자는 작가와 독자에게 어떤 식으로든 온몸에 상흔처럼 남겨진 삶을 말하라고 요청한다. 그 요청은 결국 김연수가 자기 자신과 자신의 글을 읽을 독자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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