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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할 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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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할 권리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청소년을 위한 권장도서 추천
저 : 김연수 ㅣ 출판사 : 창비(창작과비평사) ㅣ 발행일 : 2008년 05월13일
이 책은 아기자기한 여행기를 기대했던 독자에게 실망을 주기에 알맞다. '여행'이라는 단어에 혹하면 십중팔구 실망한다. 그 흔한 사진도 거의 없고 글만 빼곡하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이라는 소설을 읽고 난 후, 뭔가 생각하고 말고 할 것도 없이 부랴부랴 그의 또 다른 책을 집어 들었다. 마침 이 책을 집어든 까닭은(그러니까 그의 또다른 소설이 아니라 하필이면 산문집을) 내가 가지고 있는 그의 책이 이렇게 단 두 권밖에 없어서였다. 소설이 더 땡김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런 걸 뭘 따지고 있어, 라고 내 자신에게 이야기하며 이 책을 망설임없이 집어든 이유는 뻔하다. 당연하지 않은가.
그 단 한 권의 소설로, 나는 김연수란 작가가 맘에 들었다. 그리고 이 두번째 책으로(소설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는 나에게 있어 무지, 욕심나는 작가가 되어버렸다. 이렇게 유독 읽고나면 허기가 느껴지게 만드는 소설이 있다. 물론 당연하겠지만 그 맘에 든 작가의 또 다른 책에 대한 허기 뿐만이 아니라, 놀랍게도 그가 아닌 다른 작가의 책들에게로까지 왕성하게 번져가는 독서에 대한 식욕, 그러니까 독서욕이라니. 이런 작가를 이렇게 늦게 알았다는 충격과 그리하여 그를 좀 더 빨리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조바심, 그리고 안그래도 글을 잘 쓰는 이에게 굉장히 주눅이 드는 나로하여금 거의 좌절에 가까운 기분을 느끼게 만들어버린 그의 지적인 글솜씨에 대한 놀라움.
학교에 몸담고 있을 때나 아니면 회사에 몸담고 있을 때나, 아니면 그 어디에서라도, 그런 사람이 한 명쯤은 나타나게 마련이다. 뭔가 내가 가지고 싶은 것을, 그러나 좀처럼 내가 손에 넣을 수 없는 것을 이미 지니고 있기에, 언제나 질투와 동경의 대상이 되는 사람. 왠지 그런 사람을 만난 것 같았다.
세계여행, 또는 유럽 배낭여행처럼 작정하고 한꺼번에 몰아서 간 여행이 아니라 그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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