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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글 |
황야의 이리 |
| 요약 |
황야의 이리
[세계문학전집 시리즈 67]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저/김누리 역 | 민음사 | 2002.07.30
누군가에게 속이 훤히 들여다보인 기분 아는가. 그걸 느끼게 하는 책이 과연 몇이나 있겠나. 이 작품은 정신분열,마약,그룹섹스,동성애,고급창부등 상당히 충격적인 소재를 담고 있다. 현실과 비현실,의식과 무의식의 대위법적 결합,화자의 퍼스펙티브의 노련한 전환,심미적 거리를 조성하는 메타 픽션적 서술등 다양한 현대소설적 기법이 실험되고 있다.특히 향락적인 삶을 사는 부분에서 헤르만 헷세 자신의 혼란스러웠던 삶의 한 부분을 담았다는 사실에 더욱 놀랐다.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혼란스럽다.카오스적이란 표현보다 더 적당한 말을 찾기 어렵다.한마디로 보르헤스의 작품을 만났을 때 느꼈던 좌절감과 충격과 경이로움을 함께 느낄 수 있다.이 작품은 작품해설을 읽어보고 난 후에야 많은 부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어린 왕자’가 생 텍쥐뻬리 속에서 튀어나온 천사라면, 메피스토펠레스는 괴테 속에 도사린 악마겠다. 그러면 헤르미네는? 그녀는 헤세 속에 들었던 천사와 악마를 합친 것이다. 어린 왕자와 메피스토를 합친 만큼 파괴적이다. 순수하지만도 사악하지만도 않은 것이 사람 탈을, 그것도 여인의 탈을 덮어썼으니 정체를 알기조차 힘들게다. 까라마조프가의 알료샤에게 다가온 그루셴까에게서 힌트를 얻지 않았을까 생각도 한다.
왜 헤세는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여인으로 하여금 하리의 속을 들여다보게 했을까. 내 속은 누군가에게 언제나 읽히고 있다. 그것이 특정인이 아니더라도 그렇다. 수많은 사람들이 내 속을 들여다보고 있고, 심지어는 내가 생각지도 않았던 것, 파묻어버리고 싶었던 것, 전혀 나라고 생각하지 않던 것까지도 사람들은 생각했고, 하고, 할 것이다. 그걸 헤르미네에게 몽땅 묶어서 줘버린 꼴이니, 속이 들켜도 단단히 들킨 거다. 하긴 누군가가 내 생을 고스란히 지켜보고 그걸로 날 집중 분석한다면 내 속은 완전히 발가벗길 것이다. 나는 전적으로 망각의 은총으로 지탱해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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