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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과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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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과 나
[신나는 책읽기 시리즈 17]
장주식 저/최현묵 그림 | 창비(창작과비평사) | 2009.03.02
책을 별로 좋아라 하지 않는 우리 아들이 그자리에서 바로 다 읽어버린 책이다.
제목만 봐서는 아이들의 상상속 괴물이거나 도깨비 정도일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밖으로 괴물은 화가 났을 때 무섭게 변하는 두얼굴 선생님의 별명이다.
나 또한 몸이 불편한 친구로 등장한다. 아이들은 역시 어른과는 다르다.
어른에게 괴물이란 괴상하게 생긴 물체, 즉 대개는 사전적인 풀이로만 이해가 된다.
그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정한 모습이 있다. 그런 괴물과 친해질 수는 없는 것이 어른이다.
아이들은 다르다. 어른들이 혐오하는 뱀, 거미 따위의 동물은 물론 괴물과도 친할 수 있다. 어쩌면 귀신도 겁내지 않는 것이 아이들인지도 모른다.
<괴물과 나>는 이런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의 이야기다. 아이들은 선생님의 모습에서 괴물을 연상한다. 끊임없이 사고를 치는 2학년 아이들의 교실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아이들에게 최대한 친절하고 다정하게 대하려는 마음은 아이들의 짓궂은 장난질로 슬금슬금 사라진다. 그렇지만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만은 언제나 변함이 없는 선생님이다.
어쩌면 이런 악동의 모습을 하루도 빠짐없이 보이는 아이들이 선생님에게는 괴물인지도 모른다. 서로에게 괴물이어서 서로를 이해하는 사제간의 정이 느껴지는 동화다. 한 반의 15명이 벌이는 사건들이 총망라되는 이야기다 보니 요즘의 초등학교 교실의 모습을 그대로 보는 듯하다.
워낙 많은 등장인물들이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바람에 이야기는 다소 산만하다. 다만 전하고자 하는 주제는 선명하다. 서로에게 괴물이지만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려고 애쓰는 아이들과 선생님 사이에 오가는 믿음이다.
나이가 많고 생김새는 고릴라에 가까운 모습이지만 선생님은 누구보다도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다.
아이들은 잘 생기고 깐깐한 선생님보다 이런 선생님을 원할지도 모른다.
아이들의 모습에서는 아이다움이 그대로 드러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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