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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드르디 |
| 요약 |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시리즈 : 세계문학전집 시리즈91
저 : 미셸 투르니에 ㅣ 역 : 김화영 ㅣ 출판사 : 민음사 ㅣ 발행일 : 2003년 11월20일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내가 이 책에서처럼 폭풍 속에 배가 난파되고 홀로 살아남아 무인도에서 깨어났다면, 홀로 살아남은 것이 다행스럽게 생각되지 않을 것 같았다. 홀로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도, 탈출하고자 하는 의지도 잃어버릴 것 같았다. 공포로 미처버리거나 맥없이 죽는날만 기다릴지도 모르겠다. 나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게 될 것 같았다. 인간이란 타인이 있기에 자신의 존재성을 깨닫게 된다는 이 책속의 내용이 정말 뼈져리게 와닿았다.
내가 미셸 투르니에를 처음 알게된 것은 그의 2002년작 외면일기를 읽게 되면서부터였다. 그가 대단히 유명한 작가라는 사실도 그 이후에야 알게 되었다. 그의 작품을 찾아보고 싶었지만, 당시에는 그런 여유가 나질 않았기 때문에 이제서야 그의 작품을 찾아 읽어보게 되었다. 그의 첫번째 작품이자 그를 단번에 훌륭한 작가의 대열에 올려놓은 이 책. 방드르디를 말이다. 저를 사로잡은 한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화살이 나뭇가지들 속으로 떨어질 거야. 그러니 그걸 다시 찾지 못할걸."하고 로빈슨이 그에게 말했다. "나는 그걸 다시 찾지 못할 거야. 그렇지만 그건 화살이 절대로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지." 하고 방드르디가 말했다. (240쪽) 이 소설을 따라가다보니, 절로 웃음이 나왔던 상쾌한 장면이었어요. 어떤 의미에서 '시간'과 '공간' 그리고 '소유'와 '목표'에 대해 우리가 학습된 것은 지나치게 견고합니다. 절대적인 시간-시,분,초-란 존재하지 않는 경험을 해 보면서도 우리는 그 시간의 틀에서 결코 벗어나서 생각하지 않고, 물리적, 사회적으로 견고하게 만들어낸 공간 밖을 결코 상상해내지 않습니다. 어릴 때부터 익혀 온 소유와 목표의식은 이루 말할 것도 없죠. 그래서 긴 시간을 공들여 연습하고, 활과 화살을 깎아 만든 방드르디를 보며 로빈슨이 '걱정'하는 건 당연합니다. 그렇지만 방드르디에게 그것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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