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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글 |
시계태엽 오렌지 |
| 요약 |
시계태엽 오렌지
[세계문학전집 시리즈 112]
앤서니버지스 저/박시영 역 | 민음사 | 2005.01.05
이 책은 무시무시하다. 화자인 '나'는 최악의 소년폭력배다. 이 소설을 한마디로 말하면 잔혹 성장소설이라고 하고 싶다. 일반적인 성장소설은 많지만 이렇게 잔혹하고 무서운 성장기를 거치는 경우를 묘사한 소설은 드물 것이기 때문이다. 이 소설에서는 소년이 어른이 되어갈 때 일반적으로 거치는 통과 의례 - 방황, 사랑, 눈물, 상처 등등 - 을 모두 거세하고 단지 거기에 선과 악, 선택과 강요. 두가지 축을 놓고 인간의 성장을 논하고 있다.
학교에 가서 공부에 매진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동지들'과 함께 돌아다니며 도둑질, 패싸움, 심지어는 살인까지도 주저하지 않는다. 집에서도 폭군의 성향을 다분히 드러내어 부모님의 속을 끓인다. 하지만 주인공의 그런 행동보다 주인공에게 주어진 치료법이 더욱 무시무시하다.
주인공에게 주어진 치료법은 혐오법이다. 아직까지도 사용되고 있는 방법이긴 하지만 비윤리적이란 비판을 많이 받고 있는 치료법인데 바로 혐오자극과의 연계다.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담배를 끊지 못하는 사람에게 구토제를 복용한 후 담배를 피우게 한다. 그러면 그 사람은 점차 구토제를 먹어서 일어난 구토증세와 담배라는 자극을 연계시켜서 나중에는 담배를 보기만 해도 속이 메슥거리게 만든다. 하지만 이런 것도 주인공에게 주어진 혐오법에 비하면 별거 아니다.
어떤 학자가 여러모로 굉장한 그런 행동을 한건지는 알 수 없지만 주인공의 사지를 결박하고 눈을 감지 못하게 만든 상태에서 구토작용이 일어나는 약물을 주사한 뒤 폭력적인 영화를 보게 한다. 하루종일 그것만 보는 거다. 그렇게 해서 주인공은 나중엔 자신이 폭력을 행사한다고 생각하는걸 넘어서서 폭력적인걸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구토가 나게 만든다. 결국 남들이 비윤리적인 폭력을 가해와도 주인공은 그에 반항할 수 없는 것이다. 왜냐면 자기방어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폭력이란 것에 메슥거림을 느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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