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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극한기 |
| 요약 |
청춘극한기
이지민 저 | 자음과모음 | 2010.05.17
청춘극한기라는 건 아마도 연애도 별로 못해보고 옆구리 시린 삶을 살았다는 말을 지칭하는 것 같았는데 정작 책장을 넘겨보니 그런 건 절대 아니었다. 영미소설이 품고 있는 스릴이 넘치고 복선 찾기에 정신이 팔리는 책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작가가 쓴 소설이라는 걸 가만 한다면 상당히 훌륭한 경로를 개척했다고 말하고 싶다. 여자 주인공의 이름도 너무나도 독특하다. 연예인 중 모 씨를 생각나게 하는 ‘옥택선’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얼마나 이 여자가 극한 삶을 살아왔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나쁜 일이 많아서 그런 게 아니라 못생겨서 연애를 별로 못해 본 극한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는 거였다.
이러한 나름대로의 평온한 삶도 오래 가지는 못한다. 선을 보러 나간 자리에서 만난 남자 때문이다. 그를 만나게 된 유일한 이유가 지금까지 만난 사람과는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걸 보고서 왜인지 웃음이 나왔다. 이십여 년의 인생을 살면서 부지런히 인연을 만들어 온 그녀에게는 이제 배경만 보고서도 어느 정도 지레짐작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고 말한다면 거짓말도 아닐 것이다. 이게 일생일대의 기회인지 아니면 일생일대의 실수인지는 모든 일을 겪은 그녀가 생각할 일이다. 그 동안 가지고 있었던 그녀의 감을 잘못된 게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객관적으로 보면 거의 죽을 위기에 처했지 않은가. 죽음을 두고 모험을 하는 걸 보니 조금은 부럽기는 했다. 지금과 같은 시대에 도대체 어디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겠는가.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고 있는 나 같은 사람도 있는데. 택선 씨는 운이 좋았던 거라고 할 수 있다. 내가 곧 죽는다는 생각을 가질 때의 두려움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이해하고 싶지도 않지만) 나는 순수하게 모험이 부러웠다.
바이러스로 인해서 죽은 그가 남긴 메시지는 ‘그들이 주는 약을 먹지 마세요.’라던가 ‘도망가세요, 미안해요’라는 거였다. 만약 아무런 눈치도 없었다면 고스란히 그들의 실험체가 되었겠지만 다행스럽게도 남자 운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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